2024 독일교류전 The Boundaries of Empathy
2024 독일교류전 The Boundaries of Empathy
2024.12.17 ~ 12.24
<서문>
도도하게 이어지는 자유함을 기리며
깊은 존경과 축하의 마음으로 KUMA 독일교류전을 소개합니다. 이번 전시는 창조적 자유의 무한한 가능성을 구현한 예술가 A. R. 펭크의 제자들의 작품과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님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그의 유산을 기념하고 교류하는 자리입니다. 이 공간에서 우리는 그의 무한한 예술적 유산뿐만 아니라 스승이자 멘토로서 제자 각자의 개성이 발휘되도록 지도하던 그의 삶을 기립니다.
펭크를 논하는 것은 끈질긴 탐구와 도전으로 가득 찬 삶과 경력을 떠올리는 일입니다. 디터 론테(Dieter Ronte)가 언급했듯이, 그는 단순한 사람도, 쉬운 예술가도 아니었습니다. 동독에서 랄프 윙클러(Ralf Winkler)로 태어난 그는 여러 차례의 시련에 직면했습니다. 그의 작업은 압수되었고, 전시회는 금지되었으며, 독일 예술가 협회 가입은 거부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고 펭크(Penck)라는 가명으로 예술가로서의 활동을 계속해나갔습니다. 그의 예술은 서방으로 비밀리에 전달되었고, 그의 목소리는 결코 침묵 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마이크 해머(Mike Hammer), 미키 스필레인(Mickey Spilane), 테오도르 마르크스(Theodor Marx)와 같은 수많은 이름으로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만들며,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이는 그의 억제할 수 없는 영혼의 다양한 표현이었습니다.
펭크에게 예술은 발견의 시스템이었고,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의 사이버네틱(cybernetic) 철학은 창의성이 이성과 감성, 구조와 자발성을 연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교사로서 그는 단일한 비전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그는 자유를 제공했습니다. 희귀하고도 너그러운 형태의 자유였습니다. 펭크의 교실은 실험의 성역이었고, 그의 멘토링은 개성을 향한 부름이었습니다. 그의 제자들의 작품에는 '펭크의 스타일'을 복제한 흔적이 없으며, 각자의 독창적인 목소리와 비전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경희대학교 KUMA 전시회는 이러한 펭크의 예술 활동과 가르침에 대한 헌사이자 증거입니다. 론테가 “국제연합 총회”라고 묘사한 것처럼, 여기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세계 각국에서 각자의 전통을 지니면서 펭크가 옹호했던 자유를 통해서 자신의 미술 세계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 유산, 관점을 가진 이들의 작품은 인간성과 자기표현을 중시한 그의 교육 철학을 증명합니다. 펭크는 자유에 대한 의지가 예술, 나아가 삶 그 자체에서 핵심적이라고 믿었습니다.
우리는 이 작품들 사이를 걸으며, 새로운 작품을 대하는 펭크 자신의 접근 방식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는 과감히 색을 칠하고, 선을 그으며, 형태를 구현하였고 항상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찾아 자신과 대화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여러분과 같은 관객들에게 이와 같은 대화에 참여하기를 초청합니다. 이는 단순히 예술적 삶의 전개를 목격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에게 창조의 자유라는 가장 큰 선물을 안겨준 스승의 지속적인 유산을 경험하는 자리입니다.
이 작품들을 공유해주신 예술가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관객 여러분께서는 펭크의 비전 - 삶, 자유, 그리고 변화가 함께 만나는 장소로서의 미술에 대한 비전 - 을 성찰하고, 축하하며, 영감을 받는 전시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혜연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평론경영 교수
Foreword
Honoring the Stream of Boundless Freedom
It is with profound respect and a spirit of celebration that we present this exhibition—a gathering of works by the professors at the College of Fine Arts, Kyung Hee University and the former students of A. R. Penck, an artist who exemplified the boundless possibilities of creative freedom. In this space, we honor not only his immeasurable artistic legacy but also the transformative role he played as a teacher, guide, and champion of individuality.
To speak of Penck is to recall a life and career shaped by resilience and unrelenting exploration. He was, as Dieter Ronte once reflected, not a simple man nor an easy artist. Born Ralf Winkler in the GDR, his journey was marked by extraordinary challenges: his work was raided, his exhibitions forbidden, and his membership in the German Artists’ Association denied. Yet, Penck persisted—his art finding secret passage to the West, his voice refusing to be silenced. He painted, sculpted, drew, and composed music under a multitude of names—Mike Hammer, Mickey Spilane, Theodor Marx—all avatars of his uncontainable spirit.
For Penck, art was a system of discovery, a way of explaining the world. His cybernetic philosophy underscored his belief that creativity could bridge the rational and the emotional, the structured and the spontaneous. Yet, as a teacher, he did not impose a singular vision. Instead, he offered freedom—a rare and generous kind. His classroom was a sanctuary for experimentation, his mentorship a call to individuality. In his students’ works, one does not find a replication of Penck’s style but an array of voices and visions uniquely their own.
This exhibition at Kyung Hee University Museum of Art (KUMA) is both a tribute and a testament. The artists represented here—an “assembly of the United Nations,” as Ronte described them—embody the freedom Penck championed. Their works, diverse in medium, heritage, and perspective, stand as evidence of a teaching philosophy that prioritized humanity and self-expression above all. Penck believed that the will for freedom is central to art and, by extension, to life itself.
As we walk among these creations, we are reminded of Penck’s own approach to a new work—a fearless act of pouring, marking, and building, always in dialogue with possibility. This exhibition invites you, the viewer, to engage in that same dialogue, to witness not only the unfolding of artistic lives but also the enduring legacy of a teacher who gave his students the greatest gift: the courage to create freely.
To the artists who have shared their works, we thank you for continuing this legacy of exploration. To our audience, we invite you to reflect, celebrate, and be inspired by Penck’s vision—a vision of art as a space where life, freedom, and transformation converge.
Haeyun Park
Professor of Art Criticism and Management
Kyung Hee University
2024.12.12